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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풍경 / 발자국/ 오세영 시인
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 7회 작성일 25-09-3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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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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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밟고 갔을까,

진흙밭에 찍힌 숲속의 작은 발자국 하나

지난밤에 내린 빗물로

푸른 하늘이 고여 있다.

하늘에 

흰 구름 하나 떠 있다.

나비 한 마리 나래 접고

적막하게 자신을 비쳐보는

오후,

초가을 단풍이 곱다.

내 가슴에 남겨 놓은 당신의

발자국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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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발자국투성이다. 인류의 서사는 사람의 발자국으로 만들어진다. 새의 발자국은 하늘에 있다. 나비의 발자국은 초가을 곱디고운 단풍에 있다. 인간은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 말한다.

무정한 사물들도 사람과 다르지 않다. 한번 구르기 시작한 바위도 끝까지 굴러떨어지려 한다. 산소는 탄소와 결합, 불이 되려 한다. 물은 한사코 생명 속에 스며들려 한다. 그들은 반성하는 의식은 없다. 그들의 존재는 거기서 끝났다고, 그것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보면 우리도 충분한 존재는 아니다. 시인은 어렵게 말을 꺼낸다. 삶은 “내 가슴에 남겨 놓은 당신의 발자국 하나”라 정의한다. 오세영 시인은 부처의 발자국이나 나의 발자국을 같은 존재로 보았다.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최창일 이미지 문화평론가


출처 : 시정일보(https://www.sijung.co.kr)